서프라이즈

냉정과 열정사이 본문

일상 맛집 여행

냉정과 열정사이

카페스어다 2018. 1. 3. 16:57

혹시 책 또는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에 대한 이야기인줄 알고 들어오신 분이 있다면 사과한다. 이 글은 그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단순히 따뜻한 아메리카노와 아이스아메리카노를 각자 다르게 주문하는 두 친구의 이야기이다. 아주 철이 없을때, 이제는 부인하고 싶은 어렸을때의 패기로 창피하게 되새기고 싶지 않은 모든 기억까지 다 알고 있는 나의 제일 친한 친구 A는 항상 나와 같이 카페를 갈때마다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주문한다. 그와 반대로 나는 여름은 물론, 쌀쌀한 기온이 손등에 느껴지기 시작하는 가을 첫고개에서부터 겨울까지 내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고수한다. 이유는 각자의 취양이겠지만 서로 알고 지낸지 이십년은 훌쩍 지나고, 커피를 처음 알아가며 마시기 시작한지도 십년을 지났지만 여름이면 여름, 겨울이면 겨울 각자에게 물어본다. "이 추위에 왠 아이스 아메리카노?" "그러는 너는 이 더위에 음료까지 뜨거운걸 먹니?"라며 틱틱대며 마지막에는 달달한 디저트를 한 스푼먹으며 대화는 "아 역시 커피는 달달한거와 함께 마셔야지"로 끝난다. 사실 A와 나는 성격도 정반대이다. 다만 재미있는 사실은 그녀는 겉보기에는 참 귀여운 양같은 이미지에 항상 웃는 상인데 반에 나는 이미지가 쎄보인다는 소리를 많이 듣지만 사실 속은 그녀는 순둥순둥해 보이는 모습과는 반대로 모든일에 자기의 주관과 주장이 뚜렸하고, 나는 보기보다는 쿨한 성격이라는것인데, 이 사실 또한 둘만 알고 있으며 몇번이고 다시 하는 얘기지만 마무리는 "너랑 나는 달라서 잘맞는거야"로 항상 깔깔대며 마무리가 된다. 사실 두 사람이 잘 맞으려면 너무 닮으면 안될것 같기는 하다. 흔히 생각이 정말 잘 맞는 사람들을 친구사이건 남녀 사이건 소울메이트라고 하지만 사실 너무 같다면 싸울일이 더 생길수 있지 않을까? 조금의 다름, 그리고 그 다름을 밸런스 있게 채워줄수 있는 달달한 디저트가 서로의 대한 배려와 포옹력이지 않을까? 초콜릿 케이크, 딸기 케이크 한조각을 삼키며 서로의 대한 포옹력을 더 감싸안으려고 하는것처럼 말이다. 올 한해가 새로 시작되며 여러 생각이 드는데 모든 사람 관계에서는 배려와 포옹력이 정말 중요한것 같다는 생각이 점점 강하게 든다. 어떻게 보면 정말 작은 세상이지만, 구성하는 사람들은 정말 제각각 많이 다른데 똑같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이전에는 나랑 안맞는 사람이면 안보면 되지, 내가 좋은 사람들이랑 이야기하기도 시간이 모자라라는 생각이 컸지만, 나이가 하나둘 먹을수록 그럴수 없는 상황들이 생기는건 물론, 나 자신도 포옹력이란 필요에 의해서 가져야하는것도 맞지만, 나 자신의 발전을 위해서도 마음먹고 개발해야하는 큰 자산이라는걸 더더욱 느끼게 된다. 새해를 맞으며, 나의 친구 A와의 대화를 떠올리며, 올해의 키워드 "포옹력"을 다짐하며 문득 생각이 드는 건 준세이와 아오이도 서로를 조금 더 배려하고 다름을 포옹해주었다면 두오모에서 결국에 만날수 있지 않았을까.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