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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만든 떡볶이

카페스어다 2018. 1. 3. 17:51

아주 어렸을때의 나의 기억으로는 아빠가 어린 나와 오빠에게 직접 처음해준 요리가 라볶이였다. 사업하던 아빠는 바쁘지만 항상 자상하고 시간이 날때마다 우리를 데리고 이곳저곳 구경을 시켜줬는데, 특히 기억나는건 오빠생일날 만들어준 업그레이드 버젼 짜장 라볶이였다. 어린 기억에도 나는 그게 참 맛있었고, 그 냄새까지 아주 생생히 난다. 그래서 그런지 결혼하지 얼마 안되서 남편이 만들어준 첫 요리가 떡볶이라는게 나에게는 조금 더 재미있게 다가왔다. 처음 해보는 요리라며, 열심히 블로그들을 뒤적이던 남편은 냉장고를 열심히 찾아보더니, 사실 나라면 건너뛸 말린 청어의 냄새를 제거하기위해 믹서에 갈기전에 하나하나 굽기까지 하며, 블로그에 적혀있는 레시피 한글자 한글자 정성스레 따라, 결국에는 정말 성공적인 떡볶이를 완성해냈다. 나도 만족하고 그도 만족하고, 둘이 함께 엄지를 치켜세우며 떡볶이를 맛있게 먹고, 중간에 치즈를 올려 다시 한번 먹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라면 면까지 따로 끓여 라볶이까지 3차에 걸쳐 먹고난 후 "역시 떡볶이는 집떡볶이지"라고 서로 이야기하며 그릇을 정리했다. 이때 드는 생각이, 떡볶이야말로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 음식이 되어야하지 않을까? 물론 외국에서 한국음식을 이야기하면 항상 김치가 처음으로 랭킹되지만  사람이 김치만 먹지는 않지 않으니 한그릇 자체로 완성되는 가장 한국적인 요리는 떡볶이인것같다. 비빔밥이 강력한 경쟁자이기는 하지만 만들기가 더 어려우니 패스하는걸로 하겠다. 해외에 오래 살면서 제일 먹고싶었던 요리도 떡볶이였는데, 사실 외국이라해도 대도시에는 한국 마트들이 있다보니 거기서 떡과 오뎅, 고추장을 살수 있으니 쉽게 해먹을수 있다만 작은 도시들에는 중국마트에서 고추장, 간장등은 팔아도 떡은 쉽게 구하기 쉽지가 않다보니 떡볶이는 자주 먹을수 없는 음식이다. 그래도 참 한국인은 대단한 민족이다라고 생각했던게, 그 작은 도시에서 유학하던 친구 S양은 떡볶이를 먹고싶다는 열망에 중국마트에서 찹쌀가루과 쌀가루를 섞어 그녀가 살던 작은 기숙사 방에서 하나짜리 가스버너로 기어코 가래떡을 만들어냈다. 그 날, 친한 몇명의 한국 친구들이 모여 떡볶이 파티를 했는데, 오뎅 또한 구할수가 없어, 중국마트에서 산 피시볼로 대체하니, 대충 떡볶이와 같은 비쥬얼이 완성이 되었고, 그 맛 또한 어렴풋이가 아닌 진정 맛있는 떡볶이의 맛이 나서 우리들은 이렇게 떡볶이이를 만들어서 이 도시에서 팔면 부자가 되겠다며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결국 정말로 이걸 팔지는 않았지만, 이 날 이후, 그 작은 도시에 거주하던 모든 한국인에게 이 레시피가 전파되면서 더이상 떡볶이는 추억의 요리가 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먹은 그 떡볶이가 제일 정성스럽게 만든 떡볶이가 아니었나 싶다. 지금 생각해보면 웃음이 피식나는 어렸을때의 추억이지만 그 작은 기숙사 방에서 한국인 몇명이서 한편에서는 떡반죽을 하고, 한켠에서는 야채를 썰며, 떡볶이가 완성되기를 기다리는 그 모습이 참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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