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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기억

카페스어다 2018. 1. 3. 17:28

홍콩, 이 두글자만 나오면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 나의 친구 B, 그녀는 나보다 어리지만 아주 멋있게 홍콩에서 열심히 일하며, 아무도 모르는 상태로 그곳에 가서 이제 거의 3년째 자리를 잡고 캐리어를 쌓고 있는 친구다. 한국에 자주 안오니 갈때마다 얼굴을 보면 너무 반갑지만, 신기한건 그녀는 그대로이지만, 나에게 느껴지는 홍콩은 매번 다른 느낌이다. 맨 처음 그 도시를 방문했을때는 한 여름이였는데, 너무 습해서 조금만 움직여도 기분이 나빳는데, 비교를 하자면 사람이 너무나도 많은 습한 정글같은 느낌이였다. 그래서 그런지 가능한한 외부에 있고싶지 않아서 빌딩안에서 쇼핑만 했던 기억이 있다. 이런 나의 첫번째 경험으로 인해 나에게 홍콩은 오로지 쇼핑하는 곳이였는데, 두번째인 가을에 다시 한번 방문한 홍콩은 나에게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가을에는 한국보다도 날씨가 훨씬 좋았기때문에, 이때가 진정한 홍콩을 즐겼던 여행이였던것 같다. 그 유명한 홍콩 야경을 마음껏 즐기고 사진도 많이 찍고, 소호도 걸어다니며 해변까지 다녀왔고 거의 하루에 10,000보 이상을 걸으며 활동적인 여행이였다. 그래서 재밌었던건 그 이전에 나에게 각인된 홍콩의 이미지가 쇼핑할곳이라는 생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찾아봐도 더이상 홍콩에서 살게 없었다. B와 대화를 나누며 결론이 난건, 이제 한국에 홍콩 드럭스토어에서 파는 왠만한 아이템들을 한국에서 구입할수 있기때문에 살 이유가 없어졌다는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이전에 홍콩가면 트렁크 가득 채웠던 블랙펄마스크, 히말라야 크림, 바셀린 립밤 등 홍콩 베스트 아이템들은 이제 한국 올리브영이든 대부분의 드럭스토어에서 구매할수 있기 때문인다. 이 두번째 여행때 홍콩에 살고 있는 또다른 친구 C도 잠시 만나 브런치를 함께 했는데, IFC 몰에서 아주 맛있는 망고 코코넛 케이크를 먹으면 그녀는 홍콩의 남자희귀 현상에 대해 이야기를 해줬다. 홍콩 거리를 다니면 스타일리쉬한 여성들을 쉽게 볼수 있는데, 그에 반해 괜찮은 남자들은 없다는게 그녀의 이야기 - 그래서 주위를 둘러보니 그게 맞았다. 그녀의 말을 빌리자면 "밸런스가 안맞아", 그래서 그녀의 회사에서 현지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주된 주제가 "괜찮은 남자 찾기"라고 한다. 그래서 더더욱 홍콩 여자들이 외국 남자를 만나는 경우가 많다는 그녀의 이야기, 밎거나 말거나이겠지만 말이다. 이미 몇년전에 나눴던 대화지만 그녀가 설명해주는게 너무 재미있어서, 아직도 생생하게 생각난다. 그녀의 회사에 괜찮은 외국인 보스가 오자, 같은 사무실에 있는 홍콩 여동료 2명이서 거의 치고박고 싸우기까지 했는데 알고보니 그 보스가 게이였다는 이야기도 그 중 하나의 에피소드였고 그 외에 다른 이런 류의 이야기들로 깔깔대면 거의 3시간을 그 레스토랑에서 보냈었다. 사실 이 두번째 여행이 나는 개인적으로 제일 좋았던 여행이였던게 그 이후에 홍콩을 방문한적은 여러번이었지만 거의 다 출장으로 갔었던 터라, 회사에서 미팅, 그리고 그 주변에서 식사 외에 다른 기억들이 그닥 많지는 않다. 이전에 홍콩에서 살아볼까 라는 생각도 몇번하기는 했고 기회도 몇번 있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과는 달라서 안갔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안가길 잘한것 같다. 하지만 지금 홍콩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을 모아보며 드는 제일 큰 생각은 딤섬이 먹고싶다는 거다. 홍콩 항공권을 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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